[대왕 너겟]공매도, 없는 걸 팔아서 뭐하게!

2021.01.14 너겟레터

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자 금지됐던 공매도가 오는 3월 16일부터 재개될 예정이에요.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'공매도를 영구적으로 폐지하자'는 국민청원까지 내며 반발하고 있어요.

 

투자자들이 왜 그렇게 반발하는데?

공매도에 대해 알면 조금은 이해가 될 거예요. 공매도(空賣渡), 말 그대로 '없는 주식을 판다'는 뜻이에요. 주식을 갖고 있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파냐고요? 예를 들어 볼게요.


코로나19가 처음 퍼지기 시작했던 지난해, 우리는 코로나19로 여행도 못 가고, 외출도 자제했어요. 사람들이 외출하지 않으니 집밖에서 소비가 일어나지 않았죠. 소비가 줄어드니 경기는 당연히 나빠졌어요. 그럼 자연스레 이를 반영하는 증시도 나빠질 거라는 건 모두가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이에요.


그래서 A는 당장 가지고 있지도 않은 1만 원짜리 주식 10주를 빌린 후, 팔아서 10만 원을 벌었어요. 그리고 얼마 뒤 코로나19로 그 주식이 5천 원이 되자 10주를 사서, 지난번에 팔았던 주식을 갚았어요. 두 기간 사이에 5만 원이라는 차익이 생기죠? 이렇게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예측해 이익을 얻는 방법이 공매도예요.


공매도가 재개되면, 더 이상 주가가 오르지 않고 하락할 거라 예상하는 사람들은 공매도할 거예요. 공매도한다는 건 결국 주식을 판다는 것! 주식 시장에서는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가 떨어지기 때문에, 공매도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뜻해요. 개인투자자들은 이로 인해 역사상 가장 잘 나가고📈 있는 대한민국 증시가 자칫 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기 때문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거예요.


그럼 개인투자자도 공매도하면 되잖아!
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에요.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공매도를 할 수는 있지만(a.k.a. 대주거래), 그 과정이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점도 한둘이 아니죠. 그러다 보니, 지금까지 공매도는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어요.
 
개인투자자는 공매도를 할 수 있는 대주거래 물량 자체가 적어요. 시가총액이 큰 회사일수록 대주가능수량이 많지만,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작은 회사의 주식은 대주가능수량이 적어 대주거래를 할 수 없어요. 

모든 증권사가 대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에요. 6개 증권사(키움, NH, 대신, 신한, SK, 유안타)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데, 각 증권사가 개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든요.  

말만 들어도 복잡하다고요? 그래서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시장이 매우 작아요. 2019년 개인 공매도 시장은 230억 원으로 전체 공매도 시장의 0.15%에 불과했죠.

금융당국은 개인 공매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주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늘리고, 증권사 간 대주거래 서비스를 통합해 일반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어요. '기울어진 운동장'이라는 비판에, 부적절한 공매도에 대한 처벌 수위 역시 높이는 개정안🔨을 예고하기도 했어요. 그럼에도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사그라질지는 미지수.
  
아직 한 달이나 남았는데?
구독자님은 '박스피📦'라고 들어보셨나요? 코스피 지수(이하 '코스피')가 일정한 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박스에 갇혀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. 지난 10년간 코스피는 1,800~2,200대의 박스피를 뚫고 나간 적이 없었죠.

그런데 공매도가 금지된 지금, 코스피는 지난 월요일(11일) 장중에 3,200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어요. 코스피가 잘 나가는 이유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, 공매도가 그동안의 주가 상승을 막고 있었다는 주장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죠. 즉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재개되면 힘겹게 올라간 코스피가 다시 박스피로 돌아갈까 두려워하고 있는 셈. 실제 공매도 재개 논란이 불거진 지난 12일, 코스피는 크게 요동치기도.
 
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공매도가 시행되더라도 일시적으로 증시가 하락할 순 있겠지만 다시금 반등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어요. 공매도를 금지했던 2008년과 2011년에도 일시적인 조정 후 반등했기 때문이죠. 게다가 세계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, 당분간은 주식에 많은 돈이 쏠리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며 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어요.